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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로펌 문의 폭주 기사의 시각, 무엇을 놓치고 있나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은 ‘검찰이 약해지느냐’가 아니라, 수사·기소의 실질적 분리와 전관예우·권한 남용 구조를 끊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다.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에 반대하며 “경찰을 못 믿으니 검사가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사들은 피해자 보호와 수사 품질을 빌미로, 사실상 전관예우와 검찰의 시장가치를 지키려는 경제적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다루는 ‘로펌 문의 폭주’ 기사는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의뢰인들이 “경찰은 못 믿겠다, 검사가 직접 수사해 달라”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 강조되는 ‘불안’은 경찰 수사 역량에 대한 구조적 진단이 아니라, 검찰의 직접·보완수사권에 의존해 온 법률시장과 전관변호사들의 이해관계에 더 가깝다.

 

기사에 등장하는 변호사들은 “검찰이 오래 수사해 온 사건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면, 지금까지 해 온 주장과 입증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뢰인의 우려를 전한다. 하지만 이는 수사기관 간 자료 연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연동, 중수청·공소청 간 협력 강화 등 제도 설계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기술·운영상의 문제이지, 검사가 직접 수사를 계속해야 할 근거는 아니다.

 

“경찰은 못 믿겠다”는 표현은 검찰과 경찰의 견제 구조를 전제로 하지 않은 채, 검찰을 ‘최후의 진실수사자’로 상정하는 오래된 서사를 되풀이한다. 그러나 최근 검찰개혁 논의의 핵심은 한 기관이 수사·기소·공소유지까지 독점할 때 생기는 권한 남용과 전관예우 구조를 끊자는 것이며, 경찰·중수청에 대한 감찰·통제장치 강화가 함께 논의되어 왔다.

 

로펌과 전관변호사들이 느끼는 혼란을 피해자와 국민 전체의 혼란으로 일반화하는 서술은, 제도 개혁의 방향을 ‘검찰의 시장가치 유지’에 맞춰 재구성하는 효과를 낳는다. 여기서 빠져 있는 질문은 단 하나다. “검찰의 수사권이 유지되는 한, 전관시장의 원료가 되는 권한 거래 구조는 어떻게 끊을 것인가?”

 

 

수사·기소 분리와 전관예우, 권한의 문제다

 

검찰 출신 이연주 변호사는 전관시장의 본질을 “변호사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수사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현직에서 행사한 수사권이 퇴직 후 전관변호사의 영향력으로 재포장되고, 이를 둘러싼 사건·의뢰인·권한 경쟁이 전관시장의 동력이 되는 구조다.

 

수사와 기소권이 한 기관에 집중되면, 검찰은 사건의 착수·종결·기소 여부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통제한다. 이러한 권한이 퇴직 후 고가의 ‘인맥·영향력’ 상품으로 전환되는 순간, 공권력은 공익이 아니라 사익의 자산이 된다.

 

“죽이는 수사로 명성을 얻고, 덮는 수사로 돈을 번다”는 냉소적인 표현은, 검찰이 수사권을 통해 퇴직 후 시장가치를 키우는 구조를 함축한다. 강도 높은 수사로 이름을 알린 검사가, 퇴직 후에는 수사를 막거나 축소해 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전관시장은 결국 수사권을 매개로 한 영향력 거래다.

 

따라서 전관예우는 일부 퇴직자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현직 검사에게 집중된 권한이 퇴직 후 사적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의 문제다. 이 구조를 해체하지 않고, 퇴직자 규제만 강화하는 것은 ‘증상’만 건드릴 뿐 ‘병의 원인’을 그대로 둔 채로 두는 셈이다.

 

 

‘예외적 보완수사권’은 이름만 바꾼 직접수사권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지만,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구속 사건·공소시효 임박 사건을 예외로 거론했다.

 

이에 대해 김용민 의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란 결국 직접수사권”이며, 예외적으로 인정하더라도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는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

 

공소청을 기소·공소유지 기관으로 전환하면서도, ‘예외적 보완수사권’이라는 이름으로 검사의 독자적 수사권을 남겨두면, 간판만 바뀐 검찰이 계속 사건 수사에 개입할 수 있다. 이는 공소청·중수청 체제를 도입하면서도 실제 권한 분산을 이루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는 선언 뒤에, 검사에게 사건을 직접 조사·보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면 책임 구조는 더 복잡해진다. 수사 과정의 문제나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경찰인지 중수청인지, 아니면 예외적 수사를 한 공소청 검사인지 불명확해질 수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공소청의 ‘최소한의 예외’로 남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피해자 보호·공소시효 관리라는 명분이 붙지만, 실제로는 검찰이 사건의 흐름과 결과를 계속 좌우할 수 있는 통로를 남겨두자는 요구다. 이는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의 핵심을 간판만 바꾸는 수준으로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

 

 

피해자 보호는 검찰 수사권과 별개로 설계해야 한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측은 주로 피해자 보호와 경찰 부실수사 방지를 이유로 든다.

 

그러나 피해자 보호와 검찰의 직접 수사권 유지가 반드시 한 묶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제도적 장치다.

 

수사기관의 책임성 강화: 경찰·중수청에 대한 외부 통제, 감찰, 수사기록 공개 확대, 사건 처리 과정의 투명성 강화 등으로 수사 품질을 높인다.

 

보완수사 ‘요구권’과 이행 의무: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강화하고, 1개월(또는 2개월) 내 이행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직무배제·징계까지 요구할 수 있는 제재 장치를 두고 있다.

 

이의신청·재심사 구조: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피해자·고소인의 이의신청을 공소청이 심사하되, 사건을 직접 가져오지 않고 수사기관에 구체적 보완 요구를 하는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김용민 의원이 제안한 ‘기소 전 조사’ 제도 역시, 수사기관 기록과 증거를 심사하면서도 직접수사로 넘어가지 않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수사가 부족하니 검찰이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논리는, 부실한 수사기관의 역량과 책임 구조를 개선해야 할 과제를 검찰의 직접수사 복귀로 해결하려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수사기관의 부실을 바로잡기 위해 수사권을 다시 검찰에 돌려주기 시작하면,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은 첫 단계에서부터 흔들린다.

 

 

여론과 ‘검찰 약화’ 프레임, 권력 분산의 관점에서 봐야

 

최근 여론조사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의견이 61%, 폐지 의견이 23%라는 결과가 나오자, 일부 언론은 “국민적 반대에도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 수치는 오랜 기간 형성돼온 ‘검찰은 믿을 수 있고 경찰은 믿기 어렵다’는 인식, 그리고 검찰이 공권력과 언론을 통해 구축해 온 상징자본의 결과이기도 하다.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추진하는 해외 사례들을 보면,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 약화가 아니라 권한의 분산이다. 수사·기소를 서로 다른 기관에 배분하고, 각 기관이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민주적 사법체계의 기본 설계다.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라는 중요한 기능을 맡는 기관으로 남는다. 그러나 그 중요성이 곧바로 ‘검사가 수사까지 직접 지휘·담당해야 한다’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소기관이 수사 과정과 일정한 거리를 둬야, 수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심사하고 피의자·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제도 설계의 방향을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일 뿐, 권력 구조의 위험성을 상쇄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 국민 인식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권력 분산의 원리와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충실히 설명하고, 실제로 피해자 보호·인권 보장·부실수사 시정 기능이 작동하는 모습을 통해 바꿔 나가야 할 대상이다.

 

 

사법개혁의 마지막 관문, 보완수사권 폐지의 의미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근대 형사사법체계를 정상화하는 최소 조건이다. 수사와 기소라는 강력한 국가권력을 한 기관에 집중시켜 온 구조를 분산시키고, 전관예우와 권한 거래의 원료인 수사권을 공익적 체계 속으로 되돌려놓는 과정이다.

 

공소청법·중수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은 “검사는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를 책임지고, 사법경찰관·중수청은 수사를 책임진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이는 검찰개혁의 방향을 명확히 하는 선언이자, 수사·기소 분리의 실질화를 위한 법적 토대다.

 

검찰이 수사권을 내려놓고 기소·공소 유지에 집중할 때 비로소 수사기관 간 견제가 가능해지고, 기관별 책임 범위도 명확해진다. 수사기관의 부실은 그 기관의 감찰·책임·역량 강화로 해결해야지, 검찰에 다시 수사권을 쥐여주는 방식으로 ‘땜질’해서는 안 된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검찰을 믿느냐, 경찰을 믿느냐’는 선택지가 아니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 분리와 권력 분산을 통해 전관예우와 권한 남용의 구조를 끊어낼 사법체계냐, 아니면 ‘예외’와 ‘불안’을 명분으로 과거의 검찰 권력 구조를 재가동하는 체계냐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시작된 이 전환이 끝내지 못한 과제로 남는다면, 전관예우의 구조를 끊는 것도, 수사·기소 분리를 실질적으로 이루는 것도, 국민의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요원해질 것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사법개혁의 마지막 관문이자, 그 관문을 통과해야만 다음 세대가 ‘검찰 권력’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마주하게 된다.

 

 

 

# 참고 인터넷 링크

 

* https://v.daum.net/v/20260804162609878
*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301724001
*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22916001272605
* https://www.facebook.com/groups/1673331626269989/posts/4717522831850838/
* https://newneek.co/@newneek/article/43806
*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941
* https://www.yna.co.kr/view/AKR20260717027400001
 

 

 

뉴스연대 김숭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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