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2 (수)

  • 맑음동두천 31.0℃
  • 흐림강릉 20.9℃
  • 맑음서울 31.9℃
  • 맑음수원 30.5℃
  • 흐림대전 29.4℃
  • 흐림대구 27.3℃
  • 구름많음울산 25.8℃
  • 맑음광주 31.2℃
  • 맑음부산 29.9℃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9.0℃
  • 맑음강화 29.7℃
  • 흐림보은 27.5℃
  • 구름많음금산 28.8℃
  • 맑음강진군 31.4℃
  • 흐림경주시 26.4℃
  • 흐림거제 28.0℃
기상청 제공

정치

보완수사권 - 경찰 비밀누설, 검찰 논쟁보다 시스템 개혁이 먼저다

정보보안·내부통제 강화 없이는 사법 신뢰 회복 어려워

 

경찰과 범죄조직 사이의 유착, 공무상 비밀누설, 내부 정보 유출은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국가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판결과 학계 연구들은 경찰 내부의 정보 유출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한 정보보안과 내부통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수사정보 유출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권한 배분을 둘러싼 기관 간 논쟁보다 정보 접근 통제와 내부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10년간 공무상 비밀누설 관련 판결을 살펴보면 음주운전 사건 은폐, 성매매·도박·마약 사건 수사정보 유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이용한 개인정보 무단 조회, 허위 공문서 작성 등 다양한 형태의 비위가 확인됐다.

 

연구 결과에서는 최근 공무상 비밀누설 사건 가운데 경찰관에 의한 내부정보 유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상당수 사건은 뇌물수수 등 다른 중대범죄와 함께 기소되는 유착형 범죄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징계 통계에서도 수사자료와 단속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경찰관들이 다수 적발됐으며,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를 받은 사례가 이어졌다. 형법 제127조가 보호하는 법익은 단순한 개인정보가 아니라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과 공무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수사 기밀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피의자에게 증거인멸과 진술 조작의 기회를 제공해 형사사법 절차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다.

 

 

 

판결 사례에서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과 경찰 내부망을 이용해 임의 사건번호를 생성하거나 허위 조회 사유를 입력해 타인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뒤 이를 외부에 제공한 사례도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조회 목적란에 '보이스피싱 수사', '절도 용의자 특정' 등 허위 사유를 기재해 내부 감시를 우회한 사례는 현행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개인의 일탈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실적 중심의 조직문화와 음성적 정보원 관리 관행이 결합되면서 일부 수사관과 범죄조직 사이에 위험한 공생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무상 비밀누설 사건 상당수는 금품수수와 정보거래를 동반하는 형태로 나타났으며, 수사자료와 단속계획이 거래 대상으로 전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마약과 조직범죄 수사처럼 정보원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서는 실적 압박이 강할수록 일부 정보원에게 단속 정보를 미리 제공하거나 위법행위를 묵인하는 잘못된 관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해결책 역시 검찰과 경찰의 권한 배분보다 경찰 내부 시스템 개혁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부 전산망 접속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구축하고, 최소 권한 원칙에 따라 정보 접근권을 세분화하며, 단계별 비밀등급 관리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독립적인 감사기구를 통한 상시 점검과 외부 통제를 강화해 조직 내부의 온정주의를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일부 학계에서는 공무상 비밀누설죄의 처벌 수준을 현실화하고 벌금형 도입과 법정형 상향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놓고 있다. 이는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공공정보는 어떠한 경우에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조직문화에 확립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설명이다.

공무상 비밀누설 문제를 검찰과 경찰의 권한 다툼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비밀누설은 경찰 내부망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피해는 특정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사법 정의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결국 국민이 신뢰하는 형사사법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기관이 더 많은 권한을 갖느냐보다, 수사정보를 어떻게 보호하고 누가 이를 감시하며 어떤 시스템으로 통제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경찰 내부의 정보보안과 내부통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공무상 비밀누설과 정보 유출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Fact Check 참고자료

 



뉴스연대 김숭선 기자

관련기사

8건의 관련기사 더보기